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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 자매(2021)’ – 세 자매가 나누는 과거의 상처와 오늘. 가끔 끝까지 마저 다 보아 내기가 어려운 영화가 있습니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그리고 그 현실을 너무나도 잘 그려내서, 끝으로 우리의 삶이 그래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저 영화임에도 보아 넘기기 어렵습니다. 영화 ‘세 자매’가 이러한 범주에 모두 들어갑니다. 스토리 큰 언니 희숙은 영화를 보는 이를 아주 불편하게 합니다. 이런 성격의 사람이 우리 주변에 없는 것은 아니되, 도대체 어쩌다가 저 지경까지 자기 자신을 바닥으로 끌어내려 놓고 살 수가 있나 의아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에게는 가정 폭력을 당하며, 본인이 꽃집을 운영하여 벌어온, 얼마 안 되는 돈도 빼앗기며 살다가 현재 별거 중입니다. 하나 있는 딸은 참 별 볼일 없는 남자친구에게 만나달라고 구걸하면서, 집에서 엄마에게는 더할 데 없.. 2025. 6. 14.
영화 ‘칠드런 액트 (2017) – 아동은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보호 받아야 한다는 고등법원 판사와 18세 소년의 사랑. 영화의 주요 스토리 영국 런던의 가족법 전문 고등법원 판사인 피오나 메이(Fiona Maye)는 법과 종교적 믿음이 서로 충돌할 때 법이 우선이다, 혹은 죽음마저 무릅쓰는 종교적 믿음이 우선이다, 하고 둘 중에 하나를 골라 손쉽게 판결을 내리지 않는 판사입니다. 무엇보다도, 영국의 아동법은 아동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주인공 메이 판사는 법정에 앉아서가 아니라 당사자를 직접 만나보며 어떤 판결을 내려야 법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아동 자신에게 가장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난 후에 판결을 내리는 판사입니다. 메이는 매우 이성적이고 엄격한 성격이며 원칙에 충실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위급한 아동 보호 사건들에 대한 판결을 내리면서, 자신의 판결이 아이들의 생명.. 2025. 6. 12.
‘The Professor and the Madman(2019)’ – 천재성과 광기의 합작품으로 탄생한 영어 사전 스토리 ‘The Professor and the Madman’은 세계 최초 영어 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옥스퍼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될 수 있었는지, 그 완성 배경을 다룬 영화입니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런던은 학문적 권위와 오랜 전통에 대한 깊은 보수성이 지배하는 곳이었습니다. 학문적 우월감과 선민의식으로 가득 찬 옥스포트 대학교에서 이 대규모 언어 프로젝트의 총책임을 맡은 사람은, 학위도 없고 커넥션도 없는, 실력만 출중한 스코틀랜드 출신의 언어학자 제임스 머레이(James Murray) 교수였습니다.머레이 교수는 사전 편찬을 위해서 여러 다양한 계층과 민간 자원자들로부터 협력을 구하였고, 전무후무하게 방대한 어휘 수집을 계획했습니다.. 2025. 6. 8.
영화 '승부(2025)' - 바둑판 위에서 펼쳐지는 사제 간의 진검 승부 스토리 1990년대, 한국 바둑계에는 패배를 모르는 바둑의 황제 조 훈현이 있었습니다. 조 훈현 9단은 냉철한 전략가이자 완벽주의자였으며 또한 훗날 자신을 가르친 스승을 이겨버린 제자, 이 창호의 스승입니다. 조 훈현 9단은 기본 위에 또 기본을 다지며 하나하나 천천히 정석대로만 쌓아 올라가라고 가르치는, 엄하고 고집스런 스승입니다. 반면 어렵고 까탈스러운 스승의 집에서 함께 기거하며 그에게 한 점 한 점을 배워나가는 어린 이 창호는 천재적 감각과 고요한 야성을 뚱한 표정아래 감추어 두고 있는, 말없는 돌부처 같은 제자입니다. 바둑 영화 '승부'는 이 두 바둑 기사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스승과 제자 사이의 치열했던 승부 경기들을 보여줌과 더불어, 스승을 넘어서고 싶은 제자의 인.. 202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