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음악 영화로서도 흠잡을 데 없습니다. 음악사에 우뚝 선 한 사람의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에 대한 한 편의 일대기 영화로서도 혁신 찬란하게 빛납니다. 스릴러가 넘실거리는 심리 영화로서도 또한 완벽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영화입니다.
모차르트의 일대기 영화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는 아들 볼프강이 아주 어릴 때부터 아들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평범하고 별로 전망도 없는 음악 경력을 포기하면서 아들의 성공적인 음악계 데뷔를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유럽 각지로 연주 여행을 하도록 해주었고, 궁정에서 어린 모차르트가 연주할 수 있도록 해서 그의 이름을 일치감치 세상에 알리도록 애를 씁니다. 아버지가 아들의 천재성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던 것도 살리에르의 입장에서 보면 부럽기 그지없었던 것이었고, 아들이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했던 것도 여러 면에서 바람직한 일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어쩌면 음악가로서의 능력이 한참 부족했던 아버지에게 아들이 갖고 태어난 천재성은 자신을 아들에게 그대로 투영하여 새롭게 만들어내고 싶었던 아버지 자신의 삶은 아니었을까요? 극성스러운 아버지의 뜻대로 아들은 나름 작은 성공을 이루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다 자라나 성인이 된 후에도 아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지 못하고, 독립된 존재로, 나와는 별개의 의지와 판단력과 별개의 삶을 가진 인격체로 대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평생을 자식에게 바친 부모라면 대개의 경우 그런 모습을 보이게 마련이기도 하겠습니다. 희생과 포기의 댓가로서 아들의 성공을 바라는 것이 동시에 마치 부모 자신이 성공한 것과 같은 만족을 주기 때문일 겁니다.
유래가 없던 천재의 아버지 레오폴트는 사사건건 아들의 삶에 끼어들어 자신의 의견대로 아들이 살아가기를 요구합니다. 아들에게 아버지 자신의 일생을 희생해서 아들의 음악적 명성을 시작하게 해 주었음을 상기시키고, 아직은 오지 말라는 아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느닷없이 아들의 신혼집에 나타납니다. 좁은 신혼집에 함께 살면서 아버지는 며느리의 게으름을 비난하고 집이 지저분하다, 아들을 제대로 먹이지 않는다, 하면서 마찰과 갈등을 일으켜 아들을 힘들게 합니다.
영화에서 레오폴트는 심지어 사망한 후에도 아들의 삶에 끼어들어 아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아들이 죄책감에 억눌려 정상적인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마치 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온 것처럼 살리에리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대로 복장을 하고 나타나 작곡을 의뢰한 후에 몸이 아파도 잠시도 쉬거나 멈추지 말고 의뢰받은 곡을 완성해 내도록 밀어붙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천재로 태어났다면 어떻게 하여도 그 천재성이 나타날 터인데, 그래서 천재인 것인데도, 부모는 있는 그대로 기다려주고 응원해 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이름을 날리도록 공부를 시키고, 데뷔를 시키며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야만 끝이 납니다. 자식의 속마음이나 욕구보다는, 부모인 내가 더 잘 알고 내가 개입해야 그 천재성이 천재로서 발현하는 것이라고 믿어서라고 봅니다.
이 글의 주제와는 상관없지만, 그러고 보니 감히, 우리 인간은 주제넘게도, 신이 내린 선물을, 엉뚱하게도 그의 아버지가, 그리고 주변의 어떤 한 인간이 너무 일찍 깨부숴버린 셈이네요. 신을 믿는 사람들은 그마저도 신의 계획, 신이 원하던 바였다고 하겠습니다마는.
주요 등장인물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톰 헐스 분) : 놀라운 작곡 실력을 지녔으나 장난기 많고 자유분방하며 때로는 유치하고 경솔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의 음악적 천재성은 동시대 작곡가이자 궁정 작곡가였던 살리에리의 질투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 안토니오 살리에리(F. 머리 에이브러햄 분) : 신에게 모든 것을 헌신하겠다고 맹세했던 대가로 음악적 재능을 받았다고 믿고 평생을 애쓰며 노력하여 성공하는 인물이지만 ,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보고 신에 대한 원망과 더불어 깊은 열등감과 질투를 느낍니다.
- 콘스탄체 모차르트(엘리자베스 베리지 분) : 모차르트의 아내로서 남편을 사랑하지만, 그의 방탕한 생활과 재정적 무책임함 때문에 갈등을 겪습니다.
8개 부분의 아카데미 수상작, 작품 평가
두 주연 배우의 명연기야 말로 영화 자체를 빛나게 하는 요소입니다. 더없이 강렬하여 극찬이 모자랄 정도입니다. 첫 장면부터 압도적인 모차르트의 음악이 사용되고 있으며 영화 전반에 걸쳐 적절하게 배치되어 감동과 극적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완벽하게 버무려진 음악과 스토리가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에 덧붙여져서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이어집니다.
당연한 결과로서 제5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은 물론이고 분장상과 음향상까지 포함하여 총 8개 부분을 수상했습니다. '타이타닉'이나 '반지의 제왕' 등 '아마데우스'보다 더 많은 아카데미 상을 받은 작품은 그야말로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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