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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fessor and the Madman(2019)’ – 천재성과 광기의 합작품으로 탄생한 영어 사전

by 킴젬프 2025. 6. 8.

영화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스토리 

 

‘The Professor and the Madman’은 세계 최초 영어 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옥스퍼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될 수 있었는지, 그 완성 배경을 다룬 영화입니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런던은 학문적 권위와 오랜 전통에 대한 깊은 보수성이 지배하는 곳이었습니다. 학문적 우월감과 선민의식으로 가득 찬 옥스포트 대학교에서 이 대규모 언어 프로젝트의 총책임을 맡은 사람은, 학위도 없고 커넥션도 없는, 실력만  출중한 스코틀랜드 출신의 언어학자 제임스 머레이(James Murray) 교수였습니다.
머레이 교수는 사전 편찬을 위해서 여러 다양한 계층과 민간 자원자들로부터 협력을  구하였고, 전무후무하게 방대한 어휘 수집을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 가장 많은 단어와 어휘 예문을 보내온 사람은 정신 병원에 수감 중인 은퇴한 미국인 군의관, 닥터 윌리엄 체스터 마이너(Dr. William Chester Minor)였습니다.  
닥터 마이너는 미국 남북전쟁에 참전했다가 은퇴한 군의관 신분이었습니다. 전쟁에 참여했던 탓에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얻게 되었고, 나날이 심해지는 정신병 증세로 인해 그는 결국 런던 뒷골목에서 어떤 무고한 남성을 살해하지만 정신병으로 인한 범죄로 판정받아 감옥으로 보내지는 대신 정신병원에 수감됩니다.

머레이 교수는 닥터 마이너의 천재적인 재능을 알게 된 후에 호기심이 생겨 직접 닥터 마이너를 만나보기 위해 그가 수감된 정신 병원을 방문합니다. 첫 만남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며 점차 깊은 신뢰를 쌓아갑니다. 닥터 마이너는 수감 상태에서도 옛 고전 문학과 언어학 자료를 분석하여 주면서 옥스퍼드 사전 편찬에 크게 기여합니다. 머레이교수는 그런 닥터 마이너의 도움과 업적을 사회와 학계에서 인정받게 하려 애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19세기말 당시 영국 의학계는 정신 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극심하였고, 옥스퍼드 사전 편찬위원회는  머레이교수와 닥터 마이너의 관계를 탐탁지 않게 바라봅니다.
자신의 병과 엉뚱한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 속에서 고통받으며 닥터 마이너는, 자신이 살해한 남성의 아내였던 엘리사 메릿(Eliza Merrett)과 미묘한 관계에 처하게 됩니다.  자신이 살해한 이의 아내를 빼앗았다는 자책감 역시 그에게는 커다란 정신적 고통만을 안겨줍니다.
한편으로 머레이교수는 오로지 실제적인 사전 편찬을 위한 그 자신의 엄청난 지식과 헌신으로 일관함으로써 점차 주변의 질투나 편협함을 극복해 나갑니다.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사전 편찬위원회로부터 인정을 불러오고, 결국 옥스포드 영어 사전 출판 프로젝트는 점차 완성의 길로 나아갑니다.

 
 
주요 등장인물 
 

  1.  제임스 머레이 교수(James Murray 멜 깁슨 분): 그 당시 영국 사회에서 요구되는, 내세울만한 공식적인 학력은 갖추고 있지 못했으나 스스로 공부하여 수 십 가지 언어에 능통하거나 문제없이 구사하는 정도의 천재적인 언어능력을 가진 스코틀랜드 출신 언어학자입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편찬 책임자로 임명되어 열정을 다 바쳐 뜻을 이룹니다.
  2. 닥터 윌리엄 체스터 마이너 (Dr. William Chester Minor  션 펜 분): 미국 출신의 전직 군의관으로, 참전으로 인해 생긴      PTSD와 정신병을 앓고 있습니다.  살인을 저지르기는 하였으나  PTSD로 선처를 받아 감옥이 아닌 정신 병원에 수감됩니다. 그리고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찬에 막대한 기여를 하는 인물입니다.
  3. 엘리사 메릿 (Eliza Merrett  나탈리 도머 분): 닥터 마이너가 우연히 살해한 남성의 아내입니다.  남편을 잃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남편을 살해한 닥터 마이너가 문맹을 벗어나게 해 주겠다고 간곡히 청해 오자 감옥을 방문하여 그로부터 글을 읽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닥터 마이너와와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됩니다.
  4. 프레드릭 제임스 퍼니스 경 (Sir Frederick Furnivall 스티브 쿠건 분): 언어학자이자 머레이의 동료로 등장합니다. 사전 편찬 초기부터 머레이를 도와 머레이의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찬을 지지하고 힘이 되어 줍니다.

 

영화평

 
옥스포드 영어 사전 편찬이라는 매우 지적이면서도  특이한 소재를 이슈로 다룬 영화입니다. 두 주인공 머레이교수와 닥터 마이너가 어떻게 교감하고 소통하면서 사전 편찬이라는 험난한 과정을 함께 걸어가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문화, 역사적으로 한 획을 그었던 옥스포트 영어 사전 출판 프로젝트를 배경으로 깔고 가면서 전쟁과  그로부터 인간이 입는 상처,  지성을 향한 한 인간의 열정과 집념, 그리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용서라는 주제까지 디테일하게 다루면서 영화가 만들어집니다.  2019년 영화 촬영 당시 이미 인생 후반의 나이인 멜 깁슨과 션 펜이 보여주는 진지하고 심각한 연기는 영화에 깊은 무게감을 더합니다.  션 펜은 전쟁으로 인해 얻은 정신병에서 뿜어 나오는 광기에 더불어, 평범한 한 인간이 갖는 열정 사이를 번갈아 오가며 닥터 마이너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냅니다. 이 영화는 사전 편찬이라는 깃발 아래 모인 여러 인간 군상들 속에서, 인간적인 구원과 우정, 열정과 광기, 후진적인 사회의 폭력성과 한 인간의 천재성이 만나 일으키는 시너지까지, 자칫 복잡다단하기만 할 수도 있는 테마들을 깊이 있고 품위 있게 풀어내며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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