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5년도에 발표되어 이미 널리 알려진 영화이자,
이미 한 세기 전에 소설로 출간된 <전망 좋은 방>이 원작입니다.
전망 좋은 방, 2024년 오늘 다시 보아도 좋을 이유
따라서 다시 그 전체 스토리를 여기서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2024년 오늘 다시 보아도 인간과 사회, 사랑에 결혼에 대해 몹시도 아름답고 우아하게 그 무게를 그려낸 영화입니다.
각 중요 인물들과 이야기의 흐름을 되짚어 보면서 원작 소설과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루시, 샬롯, 세실
여주인공 루시는 20세기 초 보수적인 영국 사회가 여성에 대해 기대하는 시대상과 타협하기를 거부합니다. 루시 자신도 예의범절을 중요시하고 적절한 선에서 사회적 존재로서 역할을 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감정과 자아를 차분하게 되짚어 가면서 현명하게 자신의 판단을 믿고 그에 따르며 아름답게 사랑을 이뤄냅니다.
반면, 루시의 사촌 샬롯은 기존의 권위와 사회 흐름에 순응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는 인간형입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인간적인 결함도 있고 같은 실수도 반복하는 그러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내심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인간상은 되지 못하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여주인공 루시와 비교의 대상일 될 뿐입니다.
루시의 약혼자 세실은 다소 속물적인 나르시스트에 가깝습니다. 그는 자신의 세계에 빠져 있으며 광범위하게 이기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키스하는 일조차 서툴고 어색해 하는 성인 남자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여자에게 청혼을 멈추지 않습니다. 삶의 과정상 자연스레 필요한 것이니까요. 현대의 시각으로 본다면 여자에게는 결혼 상대로서 거의 최악으로 보이는 약혼자인데도 외부의 평판이 좋고 따라서 두루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실제 세실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거니와 누구와 부딪히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루시가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죠지는 여성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고 사랑에 대한 감정에도 진실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다소 충동적이고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타입의 사람입니다.
그래서 가벼워 보이고 자칫 무책임하게 보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즉, 결혼 상대자로 선호되지 않습니다.
영화 속 여주인공이 속한 사회
20세기 초 영국 사회는 여성 자신의 감정과 판단, 그리고 애정보다는 상황이나 주변, 즉 여성을 둘러싼 외부에 방점을 먼저 둡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으로부터 이야기거리가 되지 않아야 하고, 연애도 결혼도 남들과 비교해서 뒤떨어져서는 곤란하다는 심리가 모두에게 있습니다. 여성 스스로의 개성과 선택을 존중하고 스스로의 판단을 믿으며 자신이 먼저 만족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상황에 따르는 결정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이 옳은 것이었다고 증명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 여성이 어떤 판단을 내려야 좋을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미래를 예견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은 문제가 있는 약혼자이지만 결혼 후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결혼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열정과 취향은 쉽게 바뀔 수 있으므로 연애 혹은 결혼하는 여성, 당사자 한 사람의 느낌보다는 주변 어른들의 인생 경험과 다른 사람들의 관점도 고려하도록 유도합니다.
여성의 자존과 자유, 그리고 책임
주변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충돌하며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루시는 여행을 핑계로 한 걸음 물러섭니다. 그저 어려운 상황을 잠시 피하려 하였으나 우연히 죠지의 사랑을 전해 듣고 자신의 진심도 깨닫습니다.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상황에 자신을 맞추면서 현실에 순응하는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여성이 아니었기에 루시는 영화의 마지막에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와 전방 좋은 방 창가에서 키스를 나누며 행복하게 끝을 맺습니다.
스스로 결정하여 자유롭게 사랑을 이루는 결말입니다. 그리고 소설과 영화에서 굳이 더 드러내지 않아도 우리는 알게 됩니다. 저러한 결정 이후에 따라오는 삶의 과정에서도 루시는 내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할 것이고 보다 더 행복할 것이며 물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지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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