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페이션트’ 전쟁 중인 사하라 사막에서 건네는 사랑 이야기

마이클 온다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1996년 개봉한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앤서니 밍겔라 감독의 연출, 랄프 파인즈, 줄리엣 비노쉬,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윌렘 대포 등 쟁쟁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전쟁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영화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이 드디어 그 끝을 볼 것 같은 즈음, 간호사 해나(줄리엣 비노쉬 분)는 심하게 화상을 입은 라슬로 알마시(랄프 파인즈 분)라는 환자를 돌보게 됩니다, 신원이 불확실한 상태이고 화상이 심해서 편하게 대화도 어려운지라 이 환자는 말 그대로 ‘잉글리시 페이션트(영국인 환자 분)’라고 불립니다. 해나는 전쟁의 끔찍함 속에서도 정성을 다해 환자를 돌보고 또 그와 유대감을 쌓아가며, 그가 겪었던 일들을 듣게 됩니다. 

수년 전, 헝가리 출신의 알마시는 지리학자이자 탐험가로서, 사하라 사막에서 영국의 왕립 지리학회 탐사단과 함께 사막 일대에 대한 지도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탐사팀의 영국군 소속 클리프턴(콜린 퍼스 분)과 그의 아내 캐서린(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분)을 알게 되었고, 곧 캐서린과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둘은 나름 자신들의 감정을 통제하고 이미 결혼한 몸임을 자각하여 절제하려고 애써보지만 전쟁 통의, 아름답기 그지없고 광활한 사막에서 점점 깊어지는 운명적인 사랑에는 외면하지 못합니다.

이들의 관계가 들통나자, 캐서린의 남편 클리프턴은 알마시를 죽이려 합니다. 그는 비행기를 몰고 알마시가 있는 곳으로 날아가다가 그만 비행기 추락 사고가 벌어져 그대로 사망하게 되고, 아내 캐서린도 사막 한가운데 크게 부상당한 채 혼자 남겨지게 됩니다. 알마시는 필사적으로 캐서린을 구하려 애써보지만 전쟁이 한창인 통에 그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궁리 끝에 알마시는 독일군에게 영국군의 정보를 넘겨주고, 그 대가로 캐서린을 구해내려 합니다.

그러나 캐서린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이미 부상을 이기지 못한 채 사막에서 홀로 숨을 거둔 캐서린을 보게 됩니다. 알마시는 그녀의 시신이나마 비행기에 싣고 탈출하려다가 적군에게 격추당하고 자신도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되었던 것입니다. 알마시의 이야기를 들은 해나는 깊이 연민하며 정성스럽게 알마시를 돌보지만, 알마시는 캐서린의 추억과 함께 자신의 삶을 마감하기를 원합니다. 그는 해나에게 모르핀을 투여해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해나는 그의 마지막 청을 거절하지 못합니다. 알마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캐서린과 함께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세상을 떠납니다.

 

그 이름만으로 충분한 출연진들

• 라슬로 알마시(랄프 파인즈 분) : 지리학자이자 탐험가인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전쟁 속에서 배신자로 몰리며 신원을 알 수 없는 심각한 전신 화상 환자가 됩니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랑했던 여인을 그리워합니다.
• 캐서린 클리프턴(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분) : 영국군 소속 남편을 따라 사하라 탐사에 동행한 여성으로, 알마시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남편의 질투로 인해 사막에서 부상당한 채, 외로이 죽어가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습니다.
• 해나(줄리엣 비노쉬) : 전쟁 속에서 중증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캐나다 출신 간호사입니다. 그녀는 알마시를 돌보며 그의 과거를 듣게 되고, 인간적인 동감과 연민으로 알마시의 마지막을 도와주어 그가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게 합니다.
• 데이비드 카라바지오(윌렘 대포 분) : 전쟁으로 인해 손가락이 잘린 캐나다 출신의 스파이입니다. 그는 알마시가 적군에 협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에 대해 복수하려 하지만, 그의 사연을 듣고 복수를 포기합니다.

 

작품 평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사랑과 배신, 전쟁 속에서 얽힌 운명적인 이야기를 잘 버무리고 얽어내서 199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총 9개 부문을 휩쓸면서 작품성 측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사하라 사막과 이탈리아의 전쟁터를 배경으로 한 촬영으로 영화상의 영상미에 있어서는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작품이라고 평가받습니다. 

불륜으로 이름 지어야 하겠으나 피할 수 없이 운명적이고 또한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주인공들에게 깊은 인간적인 갈등도 함께 합니다. 전쟁이라는 배경 속에 피어난 로맨스와 비극적인 결말이라는 서사는 고전적이고 동시에 진부하기도 한 구성이지만 언제나 관객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비평가들은 고전적인 로맨스 영화의 최고봉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하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잉글리쉬페이션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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